Mahler Symphony No. 5 - 4. Adagietto - Sehr langsam

토요일 오후

꼭 봄날씨 같다. 포근한 날씨, 옅은 햇살, 고요함.

대청소를 한 번 할까 하다가, 목욕재개하고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해야지.. 하다가, 잡히지 않은 마음에 기타줄 새로 갈고, 이것 저것 하다가 졸린 모습으로 의자에 몸을 기대어 앉아 있다.

윗집인지 옆집인지에서는 하루 종일 무신 음악을 틀어 놓았는데, 베이스 음이 둥둥거리는 소리에 조금 거슬리기도 한다. 그래도 그것마저 없었으면 너무도 적막했을 것 같다. 아랫집은 더운지 에어컨을 틀었나보다. 밖에서 에어컨 팬 돌아가는 소리가 이따금 들린다.

봄날의 어느 오후 같다는 느낌이 든다. 

어제 허리를 삐긋한 이후로 움직일 때마다 허리가 아프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몸 여기저기서 신호를 보내고 있다. 운동을 시작하려고 했는데, 사는 데 바쁘다 보니 또 뒷전이다. 아니면 신경 쓸 게 너무 많아서인지도 모른다.

갑자기 Mahler 의 음악이 듣고 싶어졌다.  

Gustav Mahler 는 그의 많은 작품에서 늘상 '죽음'을 얘기했다. 

교향곡 5번은 말러 스스로 "완전한 모습을 갖춘 네 개의 악장의 교향곡이 될 것"이라고 했지만, 나중에 알라 말러를 만나 그녀를 위해 새로 Adagietto 를 삽입하면서 곡의 구조가 바뀌게 된다.

솔티 경의 말러 전집은 현재도 모두 명반으로 알려져 있다. 말러 - 시카고 심포니 - 솔티는 한 때 황금율처럼 간주된 적이 있을 정도였으니까. 오래 전에 누군가로부터 이 음반을 선물 받고 나서 안 거지만.

교향곡 5번에서 가장 유명한 4악장. '아다지에토, 아주 느리게' 의 앞부분만 따서 올려 놓았다.

'알마에 대한 사랑의 고백'인 이 곡은 영화 "베니스에서의 죽음"에 나와서 유명해진 부분이다. 관악기들은 쉬고 현악 파트와 하프만 연주하는 매우 아름답고 고요한 악장이다. 폭풍 사이에 환상처럼 잠시 맛보는 평화라고 할까? 하지만 싸늘한 햇살 속에서 꾸는 피곤한 꿈처럼 쉽게 깰 것만 같은 안타까운 아름다움이다.

"나의 교향곡은 내 삶의 모든 것을 표현한다. 
나의 교향곡에는 나의 경험, 나의 고통, 나의 존재 나의 모든 인생관이 들어있다.
나의 불안, 나의 공포…"

"삶의 한 가운데서도 우리는 죽음 속에 존재한다(media vita in morte sumus)" - 구스파프 말러

"구스타프는 어떤 형태로든 '죽음'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고 지낸 날이 하루도 없었다" - 알마 말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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