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어린 주 예수 / J.R.Murray / d3141c

In a manger

어제 설교 시간에 말구유에 오신 예수님에 대해서 얘기를 했었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그랬다.

내가 태어날 때도, 우리 집은 몹시도 가난했지만, 많은 사람들이 축하를 해 주었고, 태어나기 전에도 많은 사람들이 미리 알고 축하를 해 주었다. 누군들 아닐까? 대부분의 사람들이 태어나기 전부터 온갖 축복을 받으며, 많은 사람들의 기다림 속에 축복을 받는다.

구약 때부터 수많은 선지자와 예언자들이 베들레헴에서 메시야가 태어날 것을 예언했지만, 정작 예수님이 태어났을 때에는 찾는 이가 없었다. 정말로 세상을 구원할 메시야 임에도, 하나님이 육신을 입고 이 땅에 와서, 세상 대부분의 사람들이 받는 그런 축복도 없이, 말의 구유통에서 태어나셨다.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메시야는 그런 모습으로 오신다. 가장 초라한 모습으로, 화려한 말이 아닌 나귀를 타고, 세상 사람 누구도 기대하지 않는 그런 모습으로. 오직 병들고 가난하고 억압받고 괴로운 사람들 만이, 정말로 메시야를 찾는 사람들만 볼 수 있는 그런 모습으로 오신다.
세상을 살 만 할 때에는 그래서 메시야를 기다리지 않는다. 힘들 때, 괴로울 때... 그리고 무엇보다도... 자신의 존재가 피조물로서 아무 생명도, 영원한 것도, 유익한 것도, 할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는 죄인이라는 것을 알 때... 비로소 죄에서 구원하시는 그리스도가 보이게 된다.

내가 바라던 모습, 내가 원하던 모습, 하나도 아닌 것 같지만, 정말로 내게 가장 필요한 모습, 나도 모를 때 내 존재가 가장 갈망하던 모습으로 오시는 그 분이 그리스도다.

크리스마스. 여느 때와 다르게, 별 여유도 없고, 정신 없이 바쁜 와중에 맞게 되는 초라한 크리스마스가 될 것 같지만, 가장 초라한 모습으로 오셨던 예수님을 그렇게, 만날 수 있는 크리스마스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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