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아침 해가.... 해가.... 2009.01.21
책상 위에 갑자기 숨어 들어온 해를 잡으려.. 2009.01.21
창가를 발갛게 물들인 해를 찍고 싶었는데, 먹다 남은 바나나가.. 2009.01.21

아침이다

또 다시 아침이 밝아온다. 어제와 같이.

온통 꽁꽁 얼어붙었다. 간밤에 밖에 나가보니 자동차에 얼음이 한꺼풀 씌여져 있었다. 문도 안 열리고...

간혹 이 곳도 겨울처럼 추워질 때가 있다. 그런데도 아침은... 여전히 겨울 하늘과 다른 것 같다.

수염이 덥수룩하게 자랐다. 책상 이곳 저곳에는 먹다 남은 삶은 달걀과, 바나나, 비어서 말라 붙은 커피잔, 언제 펴 놓았는지 모를 책, 그리고 여러 가지 잡동사니들이 어지럽게 널려 있다. 그래서 사는 게 더욱 여행 같다고 느껴진다. 낯선 길바닥에서 만나는 예측불허의 상황이 불현듯 떠오른다. 갑자기 하늘이 시꺼멓게 변해서 폭우가 쏟아지다가 다시 무지개가 떠오르고, 짙은 눈보라가 치다가 감격스러운 하얀 세상으로 변하고. 지금은 어디를 향해 헤쳐 나가고 있는지 모르지만, 아침은 다시 밝아올 것이다.

문득 이런 날들이 몹시도 소중하다는 생각이 든다. 젊은 날을 가득 채웠던 이런 저런 일들이 언젠가는 지독히도 그리워 질테니까. 그리고 영원 속에서, 끝도 없어 보였던 여행길을 모두 돌아본 후에야 느끼는 기쁨과 아득함도 남겠지.

지나온 밤이 무척 아득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아침 해가... 떠오른다. 빨간 아침 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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