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건 그렇고, 어떤 건 그렇지 않다

"언제나 그렇듯", 어떤 건 그렇고, 어떤 건 그렇지 않다.
간혹 어떤 건 그럴 수도 있고, 어떤 건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때로 어떤 건 그런 것 같으면서도 그렇지 않기도 하며, 어떤 건 그렇지 않은 것 같으면서도 그렇기도 하다.

그래서 가끔 너털웃음을 지어야 할 때가 있다. 간단하게 따져보면 살면서 겪는 많은 일들이 명확한 것 같은데, 실상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훨씬 더 많기 때문이다. 아마도 그건 사람이기 때문에 그럴 것이다. 무엇을 정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기 때문에.

그래서 오늘은 일하다가 갑자기 헐헐 거리며 한참을 웃었다. 사는 게 깃털처럼 가볍게 느껴지기도 했으며, 산처럼 무겁게 여겨지기도 했고, 기분이 나아지기도 했으며, 기분이 우울해지기도 했다. 그리고 그렇게 시간이 흘러간다. 상상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더 짧을 인생 동안 나는 남아 있는 삶의 시간들을 그렇게 보내고 있었다.

그러나 정확하게 말하자면, 어떤 건 그렇고 어떤 건 그렇지 않다. 
...
단지 인정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건 그렇게 간단 명료한 존재가 되고 싶지 않은 자존심 때문일게다.

그래서. 두 손을 높이 들 때, 비로소 모든 게 간단명료해진다.
그리고 나는 다시 헐헐거리며 웃고 있다.

Dev (0.0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