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나를 오라 하네 / Recording on 2009.02.04

시작은... 알 수 없다

모든 것들이, 언제가 시작인지는 모른다.

어느 순간에 보니, 그 모든 것들 한 중간에 뛰어 들어 정신 없이 헤매고 있는 것을 발견하곤 한다. 세상에 태어난 이후, 세상을 조금씩 인지하기 시작했을 때부터 그러했고, 늘상 예기치 않은 상황 속에 던져졌을 때마다 그러했다. 아마도 그것은, "그래, 이제부터 시작이야~"라고 마음을 먹지 않아서인지도 모른다. 혹은 매사에 계획적이지 못한 탓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생각과 달리 마음이라는 것은 마치 바람처럼, 그 시작과 끝을 알 수가 없다. 계획대로 할 수도 없고, 생각으로 정한다고 해서 쉽사리 바뀌지도 않는다.

어느 날 보니, 갑작스레 코 앞에 닥친 시험 때문에 책장을 넘기고 있는 것도 그렇고, 또 갑작스레 채워 넣어야 할 통장 잔고가 그랬고, 갑작스레 계획했던 일들이 그렇게 또 갑작스레 수포로 돌아가는 것도 그러했다. 그리고 그러한 갑작스러움 속에 뒤죽박죽이 되어 버린 마음도 그러했다. 그리고는 여전히 계획대로 잡아 넣을 수가 없다. 이러한 모든 것들이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도무지 모르겠다. 그리고 어디서부터 선을 그어야 할 지도 모르겠다.

정해진 운명이라는 것이 있을까? 인생 가운데 정해진 것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 그랬더라면 차라리 모든 것들이 몹시도 쉬워졌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그렇지 않기 때문에 산다는 것을 느끼고 있는지도 모른다. 반면 그렇게 살고 있기 때문에 더더욱 아무 것도 정할 수 없는 것일 게다. 그리고 그것이 유일한 이유이다. 시작도, 끝도, 정할 수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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