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인한 4월

병상에 누운지 어언 4주가 되어 간다.

세상은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더 없이 어지럽다. 유사 이래로 전쟁과 전염병이 그치지 않았던 인류의 역사를 돌이켜 보면 딱히 새로울 것도 없겠지만, 내가 살아 있는 동안 직접 겪어 보니 그 참담함의 깊이는 그 어떤 글에서도 보지 못했던 것처럼 끝도 없어 보이기만 한다.

아파도 병원에 가지 못하고, 검사도 받지 못한 채 이것이 어떤 병인지 모른 상태로 지내는 것이 얼마나 견디기 힘든 것인지, 겪어 보지 못한 사람은 알 수 없을게다. 부족한 믿음 때문인지도 모르겠으나, 신앙의 이름으로 견디어 내고 이겨내는 것도, 아무리 안간힘을 써 보아도 할 수 없다는 것을 절절하게 깨달았다. 과거 그렇게 혹독한 환란을 견디어 내었던 믿음의 선진들은 과연 어떻게 그 시간들을 버텨낼 수 있었을까?

어렵사리 검사를 받고, 음성 판정을 받았어도, 검사에 대한 불확실성이나 행여나 하는 생각에 더불어, 간신히 찾은 병원에서조차 정확한 병명을 진단하지 못하고, 정밀 검사도 받지 못한 상황 속에서, 홀로 방 안에 갇혀 하루 하루 병세와 싸워 나갔던 지난 4주의 시간이 마치 몇 개월을 지낸 것 같다. 다행히 세 번째 지어온 항생제가 좀 듣는 듯 하여, 이번 주부터는 열도 내리고, 가슴의 답답함도 거의 사라져 한결 수월하게 지내고 있다.

병상에서 일어난다고 해도, 끝이 없어 보이는 현 상황이 계속 되겠지만, 그래도 언젠가는 끝이 있겠지.

알 수 없는 것에 대한 두려움, 손을 쓸 수 없는 것에 대한 무기력함. 언젠가는 끝이 나겠지.

Dev (0.0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