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opin - Étude Op.10 E Major

Chopin - Étude Op.10 E Major

바람 한 점 없는 새해 둘째날의 날씨. 

Allegy forecast 를 보니, Cedar allergy alert 이 떴다. 

그래서인가? 몸이 찌뿌둥하다.

여느 휴일의 한가로운 오후 한 때처럼, 밖에서는 아이들 뛰어노는 소리만 들릴 뿐. 고요하다. 그리고 연말이 언제였는듯, 다시 지루한 일상으로 돌아와 모니터 앞에 앉아 있다.

나이 한 살 더 먹은 것도 실감이 잘 나지 않고, 해가 바뀐 것도 잘 모르겠다.

이런 날엔 바하의 무반주 첼로 조곡이나 쇼팽의 야상곡이나 발라드가 제 격인데... 그래서 먼지 묻은 음반을 뒤지다가 쇼팽의 연습곡 모음집을 꺼내 들었다. 연습곡이라는 제목이 어울리지 않게 아름답고 격정적인 선율이 역시 쇼팽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여러 버전을 비교해 가면서 들었는데, Horowitz 는 너무 빠르게 연주를 했고, Bunin 역시 빠르게 연주를 했다. E major 는 느리게 연주한 게 더 좋은데 말이지... 그러다가 Nikolai Lugansky 가 연주한 곡을 들었다. 제일 입맛에 맞게 연주를 한 듯. 클라이막스 부분에서도 너무 격정적으로 몰아치지 않고 차분하게. 그래야 더 열정적으로 느껴진다. 대부분 E major 는 첫번째 part 만 주로 듣는데, 두번째 part 가 오히려 더 좋다. 쇼팽의 조국 폴란드에 대한 고별의 감정을 더 잘 살린 것 같아서.

기타로 연주하려고, 기타에 맞게 편곡된 연주 악보를 구매했는데, 쩝~ 어렵다. 시간만 많으면 며칠 동안 연습하면 되겠는데... 언젠가는 연주해 봐야지.

몇 시간 동안 한 곡만 무한반복해서 듣고 있다. 친구 녀석이 처음엔 내 이런 감상 습관 때문에 제발 다른 곡 좀 듣자고 진저리를 치더니, 이제는 별 말이 없다. "이번에는 이 곡에 꽂혔냐?" 하고 묻는다.^^

커피가 다 식었다. 조용한 하루도 그렇게 식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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